전기차 충전요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전기차의 경제성이 흔들리고 있다. 충전 인프라 확충도 더딘 데다 충전요금까지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충전료 인상, 얼마나 오르고 왜 오르는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현재 공공 전기충전소 충전요금은 급속충전기(50㎾)를 사용하면 1㎾h(킬로와트시)당 324.4원, 초급속충전기(100㎾ 이상)는 347.2원이다. 2020년 6월까지만 해도 ㎾h당 173.8원(급속충전기 기준)이던 충전요금이 80% 정도 올랐다.
충전요금 인상은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정부가 전기차 충전요금에 대한 특례할인을 종료한 탓이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2020년까지는 전기요금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됐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특례를 종료하고, 민간 충전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책정하도록 했다.
여기에 전기요금이 급등한 것도 충전요금 인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5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가정·산업용 전기요금이 40%가량 오르면서 전기차 충전요금도 함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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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료 인상, 전기차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차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를 기준으로, 1㎾h로 5.5㎞를 달리는 차가 1년에 1만5000㎞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완속 충전만 할 경우 연간 충전비는 62만1000원 정도 든다. 1년 전(45만8000원)보다 36% 오른 셈이다. 급속 충전만 할 경우엔 연간 충전비가 79만9000원에서 88만5000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유가 하락에 따라 휘발유차 주유비는 15%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보조금을 받아도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40%가량 비싼 전기차의 ‘유지비 장점’이 퇴색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는 보험료도 내연기관차보다 24%가량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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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료 인상, 전기차 보급에 미치는 영향
충전 인프라 확충이 더딘 상황에서 충전료까지 오르면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용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한국 주거 환경 특성상 개방형 충전기라도 많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요금까지 오르면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이후 전기차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기차 판매량은 11만6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432대)보다 20% 감소했다.
해외에서도 전기차의 경제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에서는 작년 9월 전기요금 급등으로 테슬라 전기차 충전비가 동급 혼다 내연기관차의 주유비를 추월하는 일도 벌어졌다.
충전료 인상,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면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해소되고, 충전료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국에 150만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충전기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
전기요금은 생산원가와 수요를 반영해 적정하게 책정되어야 한다.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요인을 해소하고, 전기차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고, 보조금을 받기 어려운 차량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전기차 보급을 촉진해야 한다.
넷째, 전기차의 효율성 향상이 필요하다.
전기차의 효율성이 향상되면 충전량 대비 주행거리가 늘어나 충전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정부와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의 배터리 기술 개발과 차체 경량화 등을 통해 전기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은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전기요금 현실화, 보조금 제도 개선, 전기차 효율성 향상 등을 통해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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